오이디푸스 왕·트로이의 여인들로 배역 고르는 법
그리스 비극은 입시생이 가장 어려워하는 축에 든다. 대사가 길고 문어체이며, 감정을 크게 써야 한다는 선입견 때문에 첫 줄부터 울부짖는 학생이 많다. 그런데도 손이 가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정희곡 목록에 이름이 올라 있기 때문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지정희곡에는 오이디푸스 왕과 트로이의 여인들이 들어 있고, 세종대학교 지정작품연기 목록에도 오이디푸스 왕이 있다. 두 학교를 함께 쓰는 학생이라면 오이디푸스 왕 한 편으로 준비량을 줄일 수 있다. 학교별 발표 범위는 한예종, 세종대 페이지와 지정희곡 총정리에서 먼저 확인하고, 실제 요강 문구와 대조하는 것이 안전하다.
| 작품 | 배역 | 장면의 결 |
|---|---|---|
| 오이디푸스 왕 | 오이디푸스·테이레시아스(남) · 이오카스테(여) | 진실을 향해 밀고 가는 왕, 그것을 막으려는 왕비 |
| 트로이의 여인들 | 헤카베·안드로마케·카산드라·헬레네(여) · 탈티비오스·메넬라오스(남) | 전쟁이 끝난 뒤 남겨진 사람들의 애도와 변명 |
| 안티고네 | 안티고네·이스메네(여) · 크레온·하이몬(남) | 법과 신념이 부딪히는 가족 안의 갈등 |
| 메데이아 | 메데이아·유모(여) · 이아손(남) | 배신당한 사람의 논고와 그것을 부정하는 사람의 변호 |
| 아가멤논 | 클뤼타이메스트라·카산드라(여) · 아가멤논(남) | 귀환과 복수, 예언이 겹치는 밤 |
저작권이 만료된 작품이라 오이디푸스처럼 원전을 직접 옮긴 전문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낭송용 번역을 그대로 외우기보다, 내 호흡으로 끊어 읽을 수 있는 문장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다.
비극 독백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세기로 소리치는 것이다. 한예종 오이디푸스 왕 분석에도 격정의 크기보다 모르던 것을 알아가는 단계적 변화를 본다는 대목이 있고, 운문 낭송조는 감점 요인으로 적혀 있다. 시작과 끝 사이에 인물의 태도가 한 번은 뒤집혀야 한다는 점은 독백 고르는 법과 똑같다.
이오카스테는 이 원칙이 잘 보이는 배역이다. 남편에게 더 캐묻지 말라고 애원하지만, 설득하는 겉모습 아래에서는 이미 진실을 직감하고 무너져 있다. 목소리를 키우면 이 이중 구조가 사라진다. 반대로 이아손은 자기가 파렴치하다는 것을 모르는 인물이라, 죄책감으로 연기하면 배역을 배신하게 된다. 억울하고 논리정연하게, 상대를 가르치듯 침착하게 가야 관객이 소름이 돋는다.
오이디푸스, 메데이아, 안티고네는 지원자가 겹치기 쉽다. 하이몬처럼 반항이 아니라 설득으로 밀어야 하는 배역이나, 명령과 연민 사이에서 머뭇거리는 트로이의 전령 탈티비오스는 상대적으로 덜 다뤄진다. 헤카베처럼 모든 것을 잃은 자의 밑바닥 슬픔은 감정의 크기가 아니라 깊이로 승부해야 한다. 배역을 고르고 나면 분량은 60~75초로 맞춘다. 사이트에 올려 둔 독백도 대부분 이 범위다.
고전 독백을 처음 다루는 사람이라면 셰익스피어 독백 가이드를 함께 보면 낭송조를 벗어나는 감이 잡힌다. 그리스 비극 전체 목록은 비움스튜디오 독백 라이브러리에서 작가와 배역별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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