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희곡 3편과 정시 53.40:1 준비법
성결대학교 연기예술학과는 경기 안양에 있는 4년제 연기 학과다. 정시 경쟁률 53.40:1로 수도권 중위권 중에서는 지원이 몰리는 편이고, 실기 70%에 수능 30%를 더해 뽑는다(성결대 상세 페이지). 실기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수능을 아예 놓아도 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뜻이다. 실기에서 벌어놓은 점수를 수능 30%가 뒤집는 경우가 매년 나온다.
성결대 실기는 지정연기, 특기발표, 질의응답으로 이어진다. 이 중 배점의 무게가 실린 쪽은 지정연기다. 학교가 미리 공개한 지정희곡 세 편 가운데 한 편을 골라, 그 안의 대사를 스스로 편집해 연기한다. 장면을 지정해 주지 않기 때문에 어느 대목을 잘라 오느냐가 이미 실력의 절반이다. 무난한 대목을 고르면 무난한 점수가 나온다.
2027학년도 지정희곡은 아직 발표 전이라, 전년도 세 편을 기준으로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체호프 두 편에 일본 사회파 밀실극 한 편이라는 구성이 몇 해째 유지되고 있다.
| 작품 | 작가 | 시대 |
|---|---|---|
| 갈매기 | 안톤 체홉 | 1896 · 러시아 |
| 벚꽃동산 | 안톤 체홉 | 1904 · 러시아 |
|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 하타사와 세이고 | 2008 · 일본 |
세 편 중 둘이 체호프라는 점은 그냥 넘길 대목이 아니다. 성결대가 보려는 것은 큰 감정이 아니라 일상어 안에서 마음이 움직이는 결이다. 그래서 갈매기 4막 니나처럼 입시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대목을 고르면, 잘해도 비교당하고 못하면 바로 걸러진다. 같은 작품 안에서도 마샤나 벚꽃동산 3막 로파힌처럼 덜 밟힌 길을 고르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로파힌의 "내가 샀소"는 승리의 포효로만 지르면 반쯤 실패한다. 그 아래에 라네프스카야를 향한 연민과 벼락출세의 어지럼증이 같이 깔려야 장면이 산다.
세 번째 작품인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 아이가 집단 괴롭힘 끝에 죽은 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의 학부모가 학교에 모여 은폐를 모의하는 이야기다. 여기서 흔한 실수는 학부모를 처음부터 악인으로 연기하는 것이다. 이 극의 공포는 평범한 부모가 단계를 밟아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 자체에 있다. 합리화가 한 칸씩 올라가는 계단을 대사 안에서 만들어 보여줘야 한다.
특기발표는 노래, 춤, 악기 등 본인이 준비한 항목으로 진행한다. 완성도보다는 무대에서 스스로를 다루는 태도가 드러나는 자리라, 무리한 종목을 고르는 것보다 짧아도 끝까지 통제되는 종목이 낫다. 질의응답은 인성과 지원 동기를 묻는다. 왜 배우인지, 왜 이 학교인지에 대해 남의 문장이 아닌 자기 문장을 준비해 두는 편이 좋다. 실기에서 인상이 갈린 지원자들이 마지막에 여기서 순서가 바뀐다.
지정희곡은 세 편을 다 파기보다 한 편을 정해 깊게 들어가는 쪽을 권한다. 먼저 세 작품을 통독하고 자기 목소리와 나이대에 맞는 배역을 잡은 다음, 대사 편집을 1분 30초 안팎으로 마무리한 뒤 남은 기간을 전부 그 한 장면에 쓰는 식이다. 대본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독백 대본 선정 가이드를 먼저 읽고 기준을 세우는 편이 시간을 아낀다.
2027 지정희곡이 발표되면 전년과 달라질 수 있으니, 발표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ACT RAW에서 지원 학교를 등록해 두면 지정희곡이 바뀌거나 해당 작품의 새 독백이 올라올 때 이메일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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