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동물원부터 블랑쉬까지 배역 고르기
테네시 윌리엄스는 연기 입시에서 체호프나 입센만큼 자주 거론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국민대 2027 지정희곡에 유리동물원이 들어 있어서, 그 한 편 때문에 작가 전체를 훑어 두는 지원자가 많다. 이 글은 윌리엄스 독백을 사실주의 독백처럼 읽으면 왜 어긋나는지, 그리고 어떤 배역을 어떻게 고를지를 정리한다.
윌리엄스 인물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유리동물원의 톰처럼 지나간 일을 관객에게 풀어 놓는 사람, 그리고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블랑쉬처럼 말하는 내내 무언가를 감추는 사람이다. 앞쪽은 말의 리듬이 곧 인물이라 호흡을 설계하기 쉽고, 뒤쪽은 우아한 겉말과 그 밑의 균열을 함께 보여야 해서 난도가 높다.
어느 쪽이든 공통점이 있다. 대사가 길고 시적이어서, 문장 끝을 내리며 읽어 나가면 금방 낭독조가 된다. 상대에게 건네는 말인지 관객에게 던지는 말인지부터 정해 두어야 한다.
| 작품 | 배역 | 장면의 결 |
|---|---|---|
| 유리동물원 (1944) | 톰(남) · 짐(남) · 로라(여) | 떠나려는 아들의 갈망, 방문객의 온도차, 마음을 여는 순간 |
|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1947) | 블랑쉬(여) | 환상을 택한 삶을 스스로 변호하는 고백 |
|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1955) | 쿠퍼(남) | 돈 얘기 밑에 깔린 평생의 열등감 |
| 여름과 연기 (1948) | 앨머(알마)(여) | 억눌린 욕망이 호흡으로 새어 나오는 장면 |
윌리엄스는 저작권이 남아 있는 작가라 학교에 내거나 외울 대본은 정식 번역본으로 확인해야 한다. 사이트의 장면 요약은 어디를 자를지 가늠하는 용도로 쓰면 된다.
톰의 선언을 예로 들면, 하나는 냉소로 시작해 마지막에 갈망이 터지는 쪽, 다른 하나는 끝까지 낮은 목소리로 결심을 확인하듯 가는 쪽이다. 어느 쪽이 맞다고 단정할 수 없다. 두 가지를 각각 휴대폰으로 찍어 비교하되, 다음 기준은 둘 다 통과해야 한다.
첫째, 가장 큰 감정이 나오는 지점이 한 군데인가. 둘째, 그 직전 문장에서 호흡이 실제로 바뀌는가. 셋째, 소리를 끄고 봐도 인물이 무엇을 원하는지 짐작되는가. 블랑쉬를 하는 지원자라면 우아함을 유지하려는 손과 표정이 대사가 무너지는 순간에도 일부 남아 있는지를 따로 본다.
자주 보이는 실수는 시적인 문장을 감정 과잉으로 받아 치는 것이다. 쿠퍼처럼 돈 이야기를 하는 인물도 인정받지 못한 마음이 동력이라, 목소리를 키우기 전에 무엇이 억울한지 한 줄로 적어 두는 편이 낫다.
국민대 지원자라면 국민대 지정희곡 5편과 당일대사 정리에서 학교 구조를 먼저 확인하고, 윌리엄스 한 편에만 몰리지 않도록 결이 다른 작가도 하나 잡아 두자. 작가 지정 학교의 비교는 아서 밀러 독백 가이드가 참고가 된다. 올해 전형과 지정희곡은 반드시 해당 대학의 공식 모집요강으로 다시 확인하고, 전체 독백은 ACT RAW 메인에서 작가와 배역으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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