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우리 나리. 또 어디가 편찮으시다고요? (능청스럽게) 어제는 간, 오늘은 비장, 내일은 또 어디를 앓으실 참이세요? 의사 선생들 처방한 약값만 해도 이 집 한 채 값은 되겠네. 관장약이 몇 번, 사혈이 몇 번… 그렇게 몸에서 피를 다 빼놓고도 이렇게 멀쩡하시니, 나리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튼튼한 환자십니다! (관객에게 슬쩍) 저 양반, 병이 없으면 되레 병이 나실 분이야. 아프다는 말을 못 하면 숨이 넘어가시지. (다시 주인에게) 그러니 따님을 굳이 의사한테 시집보내겠다는 것도 다 당신 뱃속 편하자는 속셈 아니겠어요? 어림도 없지. 이 뜨와네뜨가 두 눈 뜨고 있는 한, 그 혼사는 절대로 안 됩니다요.
이 작품은 저작권 보호기간이 만료된 퍼블릭 도메인입니다. 자유롭게 연습·공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